[골목상권 동행기_부록] 불광동 먹자골목 사장님들 이야기

164

[골목상권 동행기] 불광동 먹자골목에 길러리 꿈을 심다

– 골목 상인이 동네 화가를 만나 거리의 화폭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보아요!


불광동 먹자골목상가번영회 김산 회장님과 회원들은 수요일 아침마다 골목길 청소를 합니다. 상부상조의 미담을 빗자루에 얹어서 1시간 정도 골목길을 휘젓고 나서는 회원 중 한 상가에 모입니다. 둘러앉아 아침을 먹는 시간은 바쁜 일상에서 함께 정도 쌓고, 아이디어를 모아보는 시간입니다. 장사가 좀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요. 먹자골목에 들어와서 장사를 시작한 지 몇 년에서 최고 39년까지 다양한 사장님들은 그만큼 당신들의 메뉴에 대한 자부심도 높습니다. 재료 선정에서 각종 레시피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과 고집스러움으로 맛의 깊이를 더해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맛도 새로 깨우칠 밖에요.

마음을 믿고 맛을 느끼는 [형제갈비]

불광동 먹자골목에서 제일 오래된 가게 중 하나라면, 8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7년 차가 되는 <형제갈비>를 꼽을 수 있어요. 오순도순 박동선·이동선 사장님 부부는 응암동에 살고 계신 은평구민이에요. 사장님은 ‘먹는장사는 굶어죽지는 않는다’는 옛말을 믿고 고깃집을 시작하셨대요. 86년에 고깃집이 성황을 이뤄 유통업으로 확장했다가 망하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뼈 깊게 새기면서 그때부터는 식당에만 올인하셨다네요.

불광먹자골목상가번영회를 처음 만들고 초대 회장을 맡아서 봉사하던 중, 2002년 월드컵 당시 상가 주민들과 함께 모은 6천4백만 원으로 먹자골목을 꾸미면서 아치 간판을 걸었고, 그때부터 불광먹자골목이라는 이름도 공식적으로 생겼답니다. 덕분에 이명박 대통령 표창도 받으셨고요. 초창기부터 골목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고, 그만큼 애정도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오후 3시쯤 방문이었는데, 삼삼오오 들어오는 손님들이 심심치 않게 가게 안을 채우고 ‘낮 갈비’를 굽는 향과 맛있게 갈비 뜯는 모습에 ‘아는 맛’의 고통으로 나대는 침샘 때문에 힘들었다는 후기도 한 줄 더합니다.

행복해장 [지원가마솥해장국]

“음식이 맛있습니다. 내가 먹어도 맛있는 건강식입니다” 박범준 사장님의 첫 일성이에요. 소박하다는 ‘맛 철학’이 마음에 쏙 듭니다.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시세에 상관없이 정량의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신다는 게 실은 지원가마솥해장국집이 잘 되는 맛의 비결이었어요. 맛의 베이스인 육수 담당은 사모님이십니다. 여기서 잠깐, 사모님 성함이 최지원. 그래서 가게 이름이 실권자의 이름을 따서 <지원가마솥해장국>이 된 거였네요.^^

호주에서 15년간 이민생활을 하다가 고향이 그리워 귀국 후 서오릉을 산책하면서 해장국을 자주 맛있게 먹다 보니 자연스레 해장국집을 열게 되었답니다. 2014년 4월에 처음 불광먹자골목에 가게를 열었는데, 그 다음 해 바로 ‘메르스’가 와서 아주 힘들었대요. 그런 어려움에도 순댓국 등 메뉴도 개발해 가면서 지난 6년을 이어오신 거죠. ‘코로나’ 여파로 힘든 요즘인데, 점심시간 이후에도 손님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어요. ‘초지일관 같은 맛’ ‘내가 먹어도 맛있는 건강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자라는 사장님 부부의 맛 철학이 코로나도 거뜬히 이겨내고 있었어요. 안전한 맛집 리스트가 이렇게 또 하나 추가되었네요.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먹으러 와 주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신기하다"라는 박범준, 최지원 사장님 부부의 소박한 행복이 계속되기를 바라봅니다.

Blessing [한우리]

“우리는 한우만 취급합니다. 한우는 추운 지방 것이 맛있어요. 장사 시작하고 지금까지 계속 파주, 연천지역 한우만 쓰고 있어요.” 평상시엔 과묵하고 우직해 보이는 박용하 사장님은 예상대로 딱 명쾌하게 말씀하시네요. 올해로 한우식당만 19년 차. 당신이 찾아낸 가장 질 좋고 맛있는 한우에 대한 답이 지금 팔고 있는 메뉴이니, 그야말로 ‘답정너’였어요. 양이나 가격도 최적화. ‘좋은 공급처를 유지하고 가격도 최대한 안 올리는 게’ 경영철학이랍니다. 수입육은 질을 담보할 수 없어 취급하지 않으신대요. 그야말로 정공법과 정직함, 뚝심이 묻어나는 사장님의 자부심은 먹기에 최적화된 두께로 썰리는 한우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상대적으로 문희정 사모님은 동네 이모 같았어요. 밑반찬 하나라도 더 먹이려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그래서인지 다른 메뉴 음식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데도, 단골손님이 많으시데요. 어려서 아버지 따라 손님으로 왔는데, 어느덧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손님들도 종종 있다니, 전형적으로 손님면에서는 성공한 동네 가게입니다. 코로나로 조금 힘들어졌지만, 이런 동네 단골손님 덕분에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네요.

박용하 사장님은 상가번영회 회원끼리 단합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하셨어요. 그래야 골목도 번창하게 되는 거라면서요. 그러게요. 먹자골목 활성화를 위한 질문에 대한 사장님 다운 ‘답정함께’입니다.

진취적인 물고기 [매하]

낚시광 김산 사장님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업으로 승화시킨, 직업의 세계에선 찐 성공한 분이세요.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모아서 만들어 먹고 하다가 자연스럽게 <산이네> 횟집을 창업하고, 7년 차 즈음에 일본식 선술집 <매하>를 오픈하셨어요. 두 가게 모두 불광먹자골목 내에 있어요. 일식집은 보통 3~4 종류의 생선을 취급하는데 반해, <매하>는 10여 개의 숙성회가 특징이에요. 횟집인 <산이네>와 숙성회가 특화된 <매하>는 매우 효율적인 동반관계네요.

생선에 美치신 사장님은 일본까지 섭렵한 후 ‘숙성회’라는 사장님만의 맛의 특색을 가지고 선술집까지 오픈하신 거죠. 그러니 그 깊은 맛이야 말해 뭐 하겠어요. <산이네> 횟집은 신미호 사모님이, <매하>는 김산 사장님이 주력하고 있어요. <매하>는 3~40대 직장인들이 좋아할 만한 인테리어와 간단하게 한잔하기 좋은 메뉴 구성이에요. 그래서 단골이 많죠.

* <불광동 길러리 프로젝트> 영상 다시 보기

**<불광동 길러리 프로젝트 > 페이스북 라이브 다시 보기

글, 사진 ❘ 서울혁신센터 시민소통팀 장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