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여행기] 뜨는 골목에는 숨은 공중부양 고수가 있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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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2부. 다윗과 골리앗은 행복하게 살고 있더래요!

골리앗 덕분에 자리 잡은 다윗, 다윗 덕분에 뜨는 골목상권이 된 골리앗!

– 대로변 상권 곁에서 지혜롭게 성장한 골목길

(망리단길, 샤로수길, 평리단길, 전포동거리, 객리단길)

3) 평리단길(부평역)

부평역에서 평리단길까지는 소비를 위한 소비에 의한 소비의 거리였어요. 부평역에서 내리면 바로 세계 최대 규모(3만1692㎡의 면적에 1천4백 여개의 점포)라 할 만한 부평지하상가로 연결됩니다. 사통팔달 되어있어 길 잃을까 두려운 지하상가를 지나 지상으로 올라갔더니 부평문화의거리 게이트가 보이네요. 문화의 거리에만 총 200 여개의 온갖 상점이 밀집되어 있답니다.

평리단길의 골리앗은 ‘부평 문화의 거리’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1996년 당시 ‘문화의거리발전추진위원회’로 시작한 지금의 ‘부평문화의거리상인회’지요. 차도였던 부평문화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면서 길거리공연장이 들어서고 코로나 전에는 주말이면 지역청년 프리마켓도 개최하면서 문화의 거리가 활성화되었어요. 코로나 방역과 거리 스피커 등 정돈된 거리 모습에 구청에서 애쓰네 했더니, 상인회가 한다네요.

평리단길

상인회는 별도의 3층 건물에 1층은 시민 쉼터 겸 화장실, 2층은 상권 관리인(청소, 경비 등) 사무실, 3층에 상인회 사무국이 있었어요.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섰어요. 어색함은 잠깐, 상인회 등록증, 전통시장(인정시장) 인정서 등 우선 법인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이 이어집니다. 현재 상인회는 사무국 공간, 사무국 위탁운영비와 부평문화의거리 활성화(축제, 플리마켓 등) 사업비 그리고 관리비(관리인 인건비 등)까지 법인 자격으로 프로젝트를 따서 문화의 거리 전체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와우~

골목길은 기억, 추억, 역사, 감성을 기록하고 신뢰, 유대, 연결, 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자본인 것이다.

-모종린, "골목길자본론"

평리단길

2016년부터 조성된 경리단길. 부평 문화의 거리 다음 골목인 홈패션 거리의 보세옷, 자수, 커튼 상가들 사이에 빈티지숍, 오래된 재즈펍, 젊은 디자이너 편집숍, 잡화점, 예쁜 카페들이 수줍게 하나 둘 눈에 들어옵니다. 고즈넉한 홈패션 거리 안에 현대적 점포가 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게 된 골목길은 부평 문화의 거리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기특한 동생이 된 거죠.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골리앗 형님인 부평 문화의 거리 상인회의 활동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상인회 주도로 상가 재생을 성공시킨 주역이에요. 주민-상인-건물주-시민단체-정부 등이 골목상권의 장기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공동체 문화의 좋은 선례를 우리는 부평에서 볼 수 있었어요.

# 생각나는 서울혁신파크’s 멤버s

자바르떼(축제 및 공연기획, 문화예술 등)

-이야기꾼의 책공연(어린이책으로 연극작품 공연)

4) 전포동 카페 거리(부산시 진구)

전포동이라는 이름부터 궁금했어요. 마을과 논밭이 갯가에 위치해 ‘전포리(田浦里)’에서 유래한 거라네요. 2017년 뉴욕타임즈 ‘꼭 가봐야 할 골목여행지 48위에 선정’된 전포카페거리. 번화가인 부산 서면 1번가 맞은편 공구, 철물 등 공구상가 거리에는 2009년까지만 해도 공구업체가 400개가 넘었는데, 2010년부터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공구상점들이 문을 닫으며 그 자리에 30여 개의 이색카페가 들어오기 시작해 현재는 190여 개소의 음식점 및 카페 등이 있답니다.

“성미 급한 여행자들에게는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숨은그림찾기!”

카페 등은 공구상가 사이사이에 뜬금없이 있어서 색다른 재미가 났어요. 철물점이 사라진 낡은 건물 빈칸에 퓨전음식점, 편집숍, 옷가게, 공방 등이 딱 고만한 사이즈로 들어가 있거나, 옛 모습의 전파상 2층에 살포시 오픈한 멋진 카페 등을 찾아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한참을 골목골목 돌았습니다.

전포동 카페 거리

거리 모습이 재미있어 사진을 계속 찍다 보니, 카페가 아니라 그 옆 공구상가에 계신 분들과 눈이 마주쳤고, ‘나 같은 여행객들이 원주민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까지 미치고 나니,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는 현수막도 눈에 들어오네요.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상가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전포사거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확장세에 있다는 정보가 맞다고 여겨졌어요. 2018년 한 해 방문객이 580여만 명이라는데, 전포동 카페 거리의 매력을 유지하려면 공구상가 등도 여전히 잘 되길 바라게 됩니다. 공구상가 없는 카페거리는 그야말로 ‘빨강머리 없는 앤’이 될 것 같으니까요.

# 생각나는 서울혁신파크’s 멤버s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망고, 카카오, 계피 등 공정무역)

-아름다운커피(원두, 커피, 초콜릿 등 공정무역)

5) 객리단길(전라북도 전주시)

길에도 인연이 있는가 봅니다. 고려·조선 시대 객사가 들어섰던 전주 객사 자리가 지금은 객리단길이 되었습니다. ‘객사’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누구라도 나그네가 되어 머물 수 있는 요즘 의미의 ‘여행 숙소’와 조선 시대 ‘객사’는 관원이 머무는 일종의 ‘관사’였다고 합니다. 그 의미야 어떻든 지금의 객리단길은 이름처럼 많은 여행객들이 찾고, 머물고, 설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하물며 길도 이럴진대, 사람의 이름에는 얼마나 어마어마한 힘이 숨어 있을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님의 ‘꽃’ 시구를 떠올리며 야경으로 반짝이는 객리단길로 들어섰습니다.

객리단길

객리단길에는 전주 영화의 거리와 객사길이 함께 있었어요. 도심 공동화가 심했던 2016년, 청년창업자들이 찾아들면서 객리단길이 시작되었다네요. 걷다 보니 그냥 전형적인 번화가 상권이었어요. 우리나라 가장 음식솜씨 좋다는 전주에, SNS 맛집 순례로 유명세가 더해져 사람들에게 알려진 상권이에요.

특별할 것이 있다면, 전주한옥마을, 전주남부시장,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성평등플랫폼 등을 인근에 둔, 복 받은 투어코스를 꼽고 싶습니다.

전주에서 가장 핫한 거리가 된 객리단길은, 젊은층들의 소비 감성에 맞춘 상가들의 변신과 인근 투어 코스들과의 조화로 계속 그다음 골목으로 확장되고 있었어요. 텅 빈 도심에서 이제는 입지 좋은 길목이 된 객리단길. 인연이 운명이 되어버린 객리단길의 밤거리를 구경만 하고, 다음 날 아침 얼큰한 콩나물국밥으로 신고식만 했네요.

# 생각나는 서울혁신파크’s 멤버s

모두를 위한 극장(온라인 팝업시네마 등)

-베리어프리영화위원회(시·청각장애인 등 취약계층 영화 제작/상영/배급 등)


* 골목상권 여행기 시리즈*

[골목상권 여행기] 1탄-1부 : 대로변 상가 연계 골목길 망리단길(망원역), 샤로수길(낙성대입구역)

[골목상권 여행기] 2탄 : 문화요소가 결합한 강풀만화거리(강동구 성내동), 부산 감천문화마을 (업로드 예정)

[골목상권 여행기] 3탄 : 골목선구자들과 골목기획자의 역할이 돋보이는 성수동, 이태원, 연남동 (업로드 예정)

글, 사진ㅣ지역협력팀 장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