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일터 나와!’로 버티던 체제, 코로나가 박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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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기빈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이대희 기자([email protected])]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1930년대 세계 대공황과 현 사태를 빗대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미 코로나19가 의료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 경제 문제로까지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이는 필연적으로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한다.

미증유의 현 사태를 두고 ‘뉴 노멀(이전에 예상치 못한 새 질서)’이 도래했다고 단언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전례 없는 위기에는 기존 상식으로는 생각지 못한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 각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정책은 위기감의 표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위기는 얼마나 심각한가. 얼마나 오래 갈까.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가. 이 같은 답을 찾기 위해 26일 홍기빈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이하 칼폴라니연구소) 소장을 찾았다. 홍 소장은 현 상황이 무척 심각하다는 데 동의하는 한편, 대공황 극복기에서 답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930년대 대공황과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위기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이유다.

홍 소장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냐’와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냐’의 두 가지 답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에게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바람직한 해결책은 후자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가 지난 2월 신천지 신도 간 집단 감염으로 인해 대구와 경북에 대규모 감염이 폭발했을 당시 한국 방역당국이 취한 조치를 사회, 경제적 모델로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홍 소장은 전했다.

지난 26일 서울 은평구 칼폴라니연구소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했다.

▲ 홍기빈 칼폴라니연구소 소장. ⓒ프레시안(최형락)

대공황 아니다…과거와 다른 위기

프레시안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섬에 따라, 경제가 멈췄다. 일각에서는 1930년대 세계를 휩쓴 대공황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공황 수준인가?

홍기빈 : 공황의 양태에도 역사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경제 공황은 금융 버블 붕괴다.

과거 경제 공황의 패턴은 1930년대 대공황이 들어서야 대중의 머리에 확실히 인식된다. 우선 금융시장에서 거품이 터진다.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부채가 금융시장을 직격한다. 그러니 모든 금융기업과 투자자는 현금을 쥐려 하게 된다. 신용경색이 일어난다. 기업이 파산한다. 이어서 산업이 멈추고, 대량 실업이 발생한다.

즉, 금융 공황이 먼저 일어난 후 실물 경제가 무너진다.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33년경부터는 실업으로 인한 사회 위기가 전면화하고 이어서 정치 위기가 이어진다. 결국, 파시즘이 창궐한다. 이게 정형화한 패턴이다. 한국이 겪은 1997년 외환위기(IMF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양태도 이와 같았다.

대응 매뉴얼도 따라서 정형화됐다. 금융 부문의 위기가 실물로 옮겨 붙지 않도록, 금융 거품이 터질 때 돈을 어마어마하게 풀어서 막자는 것이다. 이 대처가 빛을 발한 때가 2008년이다.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완화 정책을 취해 위기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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