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트렌드리포트] 지속 가능한 기후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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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기후학자들은 말한다.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7년 뒤엔 지구의 온도가 1.5 ℃ 높아진다고. 지구는 폭염, 장마, 각종 이상기후로 위험 시그널을 보내고 있고 멸종 위기에 처한 청년들은 불투명한 미래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기후변화 청년 단체 GEYK 공동대표 김지윤, 회원 김혜진

기후변화를 위한 청년 단체 긱(GEYK)과 각자 담당한 업무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려요.

김지윤 긱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세대 간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 2014년에 만들어진 비영리단체예요. 전 활동 시작한 지 7년 차고, 지금은 공동대표를 맡고 있어요. 제일 오래된 멤버 중 하나일 거예요.(웃음)

김혜진 저는 2019년 상반기에 들어왔어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고, 지금 학술 스터디팀 중 해양팀의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활동을 시작했나요.

김지윤 전에는 기후위기보다는 지구온난화 이야기를 많이 했죠. 빙산이 다 녹아서 오갈 데 없는 북극곰 이미지가 많이 유포됐고요. 오래전부터 북극곰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랑 상관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대학교에서 ‘국제 안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앞으로 군사적인 안보뿐 아니라 환경 안보가 중요한 문제가 될 거라는 거예요. 단순히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제 삶에 위협이 될 것 같은데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것 같았어요. 저나 저희 아래 세대가 더 피해받을 텐데 위기를 만든 위 세대가 해결하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아서 이 활동을 시작했어요.

김혜진 저는 대학교 입학할 때부터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싶었어요. 제가 전공한 지리학과에는 기후변화를 다루는 수업이 없어서 외부 활동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학술이 기반이 된 단체는 긱이 유일하더라고요.

긱의 회원 규모는 얼마나 되며 조직은 어떤 체계로 이뤄져 있나요.

김지윤 저도 졸업하고 활동 중이에요. 직장인, 대학원생, 대학생 등 다양한 청년들이 소속돼 있고 총 60명 정도 돼요. 팀은 유동적으로 꾸리는데 지금 기준으로 학술 스터디팀, 문화교류팀, 정책팀, 내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 국 총회에 가는 TF팀이 있어요. 다양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각자 원하는 팀을 신청하면 배정돼요. 최근엔 뉴스레터 만드는 팀이 생겼어요. 영어 스터디 팀이 흐지부지되는 바람에 기사 읽기로 대체된 건데, 외신 기사 중 기후위기에 관한 기사가 우리나라에 번역돼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특히 경제 파트에 주목하고 있고, 저희가 번역해서 2주에 한 번씩 뉴스레터로 발송해요.

최근 본 외신 기사 중 소개하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요.

김지윤 저는 블룸버그를 담당하는데 최근 해외 펀드 매니저들이 생물 다양성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흥미롭더라고요. 생물 다양성이 저해되면 펀드 성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요. 기후변화가 단순히 환경 파괴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와 연결되잖아요. 깨끗한 공기를 마신다거나 밥을 먹고 살아가는 경제활동의 모든 걸 누리지 못하게 되는 거죠.

지금까지 긱의 일원으로 한 활동 중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혜진 지난 11월에 진행한 엘코이(LCOY, Local Conference of Youth)가 기억에 남아요. 국제 UNFCCC 산하 단체에서 개별 국가 단위로 진행하는 행사인데, 서울혁신주간과 연계해서 긱이 첫 번째로 개최하게 됐어요.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기사를 읽고 랜선으로 소감문을 올리는 챌린지를 했고, 연계 워크숍에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먹거리와 해양오염,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제로 이야기했어요. 청년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어떻게 활동하면 될지 보여주는 답변이 됐다고 생각해요.

사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플라스틱 물건 쓰지 않기, 텀블러 쓰기 같은 작은 행동이 지구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실감하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발전소나 기업의 생산 활동을 규제하는 정책이 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 같고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김혜진 기후변화 활동을 하면서 정치권이나 기업에 변화를 요구하다가 불이익을 당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있어요. 하지만 작은 행동을 실천하다 보면 기업에서 반영하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생겨요. 예를 들어, 화장품 용기를 플라스틱 대신 철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서 재활용에 용이하게 하면 좋겠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 눈이 생기는 것 같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나 더 큰 단위에 보다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봐요.

김지윤 긱을 창립할 때 만든 정관 중에 국가는 열심히 하는데 개인의 의식 수준이 낮아서 개인의 기후변화 의식이 고취하려고 한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최근에 이걸 수정하면서 내부에서 논란이 생겼어요. 긱이 초기에는 개인적인 실천이나 인식 제고 활동을 많이 했는데, 점점 개인이 노력한다고 바뀔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차원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거든요. 2019년부터는 서울시 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탈석탄 연대 활동을 하는 등 정책적인 요구를 하는 쪽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했죠.

활동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생각이 변하거나 마음가짐의 변화를 체감한 순간이 있나요.

김지윤 특히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전엔 기후 변화라는 주제 자체를 얘기하기 힘들었거든요. 친구들도 기후변화에 대해 얘기하면 잘 몰라서 “너 비건이야? 근데 왜 동물 털 점퍼 입어?” 하고 비꼬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러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거세게 번지는 한편 호주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고 우리나라에서는 장마가 이상적으로 길어지는 등 예상 밖의 일이 연달아 터지니까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아요. 7년간 활동하면서 이제야 보게 되는 모습이에요. 사실 저는 그동안 많은 걸 알게 돼서 무섭고 무기력할 때가 많았어요.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해 여러 활동가들이 있고, 이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해온 지 20~30년 지났지만 한 번도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 적 없잖아요. 우리는 이 활동을 지구촌이 다 같이 하는 팀플레이, 수십 명이 함께 하는 PT 체조에 비유하는데 꼭 마지막에 외치지 말아야 할 구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어서 1로 돌아가는 것 같거든요. 그래도 올해 작게나마 변화가 있어서 희망을 놓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7년 후면 지구 온도가 1.5℃ 높아진다는데 그때까지 열과 성을 다해보려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기후위기 대응 행동에 동참하는 게 무력하게 느껴질 때도 많은데,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에 어떤 마음가짐이나 태도로 살면 좋을까요.

김지윤 저는 ‘나 하나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태도로 살려고 해요. 적어도 밀레니얼 세대는 내 의견을 말하는 교육을 받아왔잖아요. 의미 있는 소비로 나를 드러내는 ‘미닝아웃’이라는 신조어도 있잖아요. SNS가 발달해 자기를 드러내기 편하고요.

김혜진 맞아요. 친환경 브랜드를 소개하는 SNS 인플루언서들도 있잖아요. 재활용 팁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정보를 몰랐던 사람들이 이런 콘텐츠를 통해 알게 되는 게 있고, 개인의 소비로 기업이 달라지기도 할 거라고 봐요.

긱이라는 단체가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나 철학은 무언가요.

김지윤 두 가지가 있어요. 세대 간 형평성과 재밌고 힙하게 활동하자. 세대 간 형평성은 결국 우리 위 세대가 탄소 배출 걱정을 안 하고 살다가 우리 세대, 우리 아래 세대가 그 타격을 받게 된 상황이잖아요. 문제를 만들어놨으면 해결할 도구라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대를 구분하자고 하는 건 아니지만, 지구라는 신용카드를 흥청망청 쓰다가 결국 아래 세대가 지불해야 하는 때가 온 건데 형평성에 맞지 않죠.

또 힙하게 활동하자는 건, ‘소프트 파워’를 얘기하는데요. 기후변화라는 어려운 문제를 받아들이기 쉽게 푸는 게 중요해요. 돈 받으면서 하는 활동도 아닌데 부업이 괴로우면 지속 가능하지 않잖아요. 취미 활동이 따분하면 안 되니까 우리가 재밌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최우선 가치로 생각해요. 회원들의 관심사를 최대한 반영하고 긱의 네트워크나 지식인 체계를 활용해서 지원하려고 해요.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세상이 백팔십도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긱이 준비하던 프로젝트에 변동이 있거나 내년에 새롭게 기획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김지윤 올해 오프라인 행사가 거의 다 취소됐어요. 매년 하던 그린플러그드 서울 페스티벌 부스 활동도요. 상반기에는 코로나19가 끝나면 해야겠다고 미뤘던 것들을 하반기부터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라고 생각하고 하나씩 해보려고요. ‘지속 가능한 식생활’ 프로젝트에서 하려던 비건 맛집 탐방이나 쿠킹 클래스를 다 온라인으로 했어요. 오프라인 행사는 피드백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온라인으로 하면 실시간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뉴스레터 만들기도 코로나19 이후에 시작한 거고요. 또 한국전력공사에서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으로 현지 주민들이 건강에 이상이 생겨 문제가 됐는데, 현지 청년들이랑 이 문제를 알리는 성명서 작성과 스토리텔링 작업을 이어가려고요. 한국이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어야죠.

글 l 양수복, 사진 l GEYK

* 본 내용은 서울혁신센터에서 기획/발행한 <서울혁신센터 사회혁신 트렌드리포트> 에 수록된 인터뷰입니다. 리포트 전문은 서울혁신파크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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