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무엇을 ‘해볼까?’ 싶다면, 이곳으로!_해볼까! 메이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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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혁신파크는 지역 주민들이 아끼는 산책 장소이기도 하다. 산책을 하다 보면 갤러리나 책방, 운동 센터를 만난다. 계절마다 코로나 지침을 지키며 소소한 행사도 열린다. 걷다 보면 '이 공간은 무엇을 하는 곳이지?' 궁금해 기웃거리게 되는 곳도 있다. 우드파크(목공동)와 팹랩이 그렇다.

서울혁신파크 입주단체나 관련 커뮤니티를 만나 소개하고, 시민들에게 그와 관련된 작은 시도를 추천하는 프로젝트 '해볼까'에서 이번엔 우드파크와 팹랩을 방문해 보았다.

먼저 방문한 곳은 우드파크.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목공제작을 통해 해결하는 우드파크는 공유와 순환 비전을 제시하는 공동작업장이다. 목공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목공물품 공유로 지역 사회와 만나고, 지속적인 제작으로 자원을 순환시키는 게 목표다. 지속적으로 우드파크에서 활동하는 프로젝트팀도 있고, 오픈데이를 통해 실험적으로 참여해보는 참여자들도 있다. 우드파크의 김소라 매니저와, 참여자 김연미님, 서용석님을 만나 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서울혁신파크 목공동과 팹랩에서 벌어지는 일

Q. 이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요?

김소라 매니저 : 이곳은 서울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목공동입니다. 저는 이 공간을 운영하는 라씨 매니저입니다. 이 공간은 시민공유작업장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시민들을 위해 목공기초반, 재활용 목공, 공공 목공 제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커뮤니티 팀을 모집해서 공간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Q. 우드파크를 이용하시는 김연미님, 서용석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연미 : 공존연구소 소장 김연미입니다. 도시생태, 환경계획 분야 일을 하고 있어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연구소가 활발히 돌아가지 않아서 시간 여유가 좀 있어요. 저희는 세 명이 있는 공존 팀인데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무로 직접 만든 물건을 만들어서 나누고 있습니다. 하나는 거리에 있는 벤치를 만들고 있고요. 다른 하나는 개인적으로 소장할 수 있는 도마를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서용석 : 대학 나오고 두산 그룹에서 28년간 근무했어요. 은퇴하고 보니 특별히 할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2019년 3월부터 오십플러스 서부캠퍼스 학습지원단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이 공간을 알게 되었고요.

Q. 우드파크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김연미 : 여기서 활동한 지는 4개월 정도 되었어요. 도마나 가구 같은 걸 만들어서 기부하고는 하는데요. 지나가다 보면 노인들이 집에서 안 쓰는 의자를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거기 앉아 계시곤 하잖아요. 그런데 그 가구가 너무 낡아서 보기 안 좋더라고요. 이분들은 인생의 끝을 맺고 있는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앉는 자리에 인색해요. 노인들이 산책하거나 어디 갈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의자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어요. 노인들도 기쁘게 하고, 앉을 자리도 주고요.

목공동 프로젝트팀 공존연구소의 벤치형 의자

서용석 : 저는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에게 주면 빨리 먹어요. 그래서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드는 거죠. 그런데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에서는) 통의 깊이가 너무 부족했어요. 그걸 고치기 위해서 공방에 와서 목공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나무 박스 두 개를 이용해서 새롭게 만들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집에서 망가진 게 있으면 여기 가져와서 조금씩 고치고 있어요.

목공동 오픈데이 이용자 서용석님의 목공 활동

Q. 활동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다면요?

김연미 : 젊은 친구들이 와서 많이 작업을 해요. 와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걸 보는 게 참 좋아요. 예뻐요. 그런 친구들과 공간을 나누며 일할 수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Q. 이곳에서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서용석 :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책걸상을 만들고 싶어요. 디자인 설계를 미리 하고 있어요. 설계를 다 마치면 이 공간에서 남은 나무, 아파트에서 버려지는 재활용 나무를 활용해 꿈을 이뤄보고 싶었어요.

Q. 해볼까 영상을 보는 분들에게 한 번 제안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김연미 : 자기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쓰는 일이 요즘에는 많이 없지만요. 옛날에는 다 만들어서 썼어요. 기성제품을 사서 쓰는 데 익숙해진 거죠. 자기가 좋아한다면 이런 공간이 오픈되어 있으니, 와서 하고 싶은 걸 해보시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어요. 가족들이 함께 와도 좋아요.

서용석 : 일단 오세요. 망설이지 말고. 여러분의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겁니다. 환영합니다.

따뜻한 공유 작업장, 우드파크

우드파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그곳의 여러 가구를 손으로 쓸어 보았다. 단순히 나무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 어려워 보이지만 이곳에 온다면 힘을 내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팹랩(제작동)이다.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일상에 필요한 제작물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이곳에서 점자프린터를 만드는 이슬기님을 만나 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점자프린터를 개발하고 있는 이슬기입니다. 시각장애인이 여러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점자프린터를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어 편의점에 가시면 음료수 있잖아요. 거기 음료수에 새겨져 있는 게 점자인데요. 그런 걸 만드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이슬기님 인터뷰 (출처: 서울이노베이션팹랩 유튜브)

Q. 왜 점자프린터 개발을 생각하셨나요?

기존 점자프린터는 가격이 비싸요. 수백만 원 이상입니다. 서울시에서 점자프린터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수십 명밖에 혜택을 받을 수 없어요. 전국에 시각장애인들은 훨씬 많은데요. 게다가 코로나19로 더욱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접할 수 있는 콘텐츠도 더 많이 필요하게 되었어요. 점자프린터가 개발되면 시각장애인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개발이 완료된 상태인가요?) 지금은 하드웨어 단계는 90% 이상 완료되었고요. 소프트웨어 부분을 우리나라에 맞게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Q. 팹랩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서울혁신파크가 처음 들어섰을 때, 이곳에 와서 교육을 받았었거든요. 그러다 점자프린터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이곳이 생각났어요. 그리고 센터에서 이곳을 사용할 사람 지원을 받았고, 제가 지원을 해서 이곳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죠. 지금은 이곳에 있는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들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최근 몇 달 동안에는 거의 매일 팹랩에 왔던 것 같아요. 오후에 와서 기계들을 사용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소프트웨어 코딩이나 전기공학, 기계공학에 대한 지식들을 찾아봤어요.

Q. 팹랩에 오신 분들이 '해볼까?' 취지에 맞게 시도해볼 수 있는 게 있다면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등의 위생용품이 필요하실 텐데요. 여기는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가정용 재봉틀도 있어요. 기회가 되신다면 3D 프린터로 마스크 고리 만들어보시고, 필터를 끼워서 재봉틀로 마스크를 만들어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이 쉽게 구매하기 힘든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를 팹랩에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상상만 해오던 것을 이곳에서는 수월히 만들어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울혁신파크 홈페이지에는 제작동을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며 일상을 유쾌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공간'이라 소개해두었다. 이런 유쾌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물건은 어떤 것일까? 또 그들이 만들어가는 세계는 어떤 곳일까? 서울혁신파크의 2022년이 기대된다.

글 ㅣ 박초롱 딴짓 편집장

사진 ㅣ 목공동, 팹랩, 서울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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