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혁신가] 버려진 장난감 조각이 당신의 일상에 건네는 작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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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던 알록달록한 장난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세계 최초로 장난감 재활용 공장을 운영하며 버려진 장난감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이 있다. 사단법은 트루(TRU : Toy Recycle Union)는 서울혁신파크 재생동에서 펼쳤던 실험들을 토대로 경기도 일산으로 옮겨 와 장난감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며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선 넘은 혁신가>에서는 서울혁신파크에서 지역으로 외연을 확장해 활동을 이어나가는 혁신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20여 년간 장난감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사단법인 트루'의 박준성 상임 이사를 만났다.


기업과 단체를 통해 기부된 장난감 분류 작업. 포장을 뜯지도 않은 장난감이 박스째로 쌓여 있다. (출처=사단법인 트루)

Q. 트루(TRU)는 어떤 단체인가요?

사단법인 트루(TRU)는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법인이고 전신은 '금자동이'라는 장난감 재활용 사회적 기업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든 플라스틱 제품과 재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 제품으로 나뉘어요. 저희가 취급하고 있는 장난감들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전부 소각이 되거나 매립이 돼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설립한 법인이 사단법인 트루입니다.

Q. 장난감 쓰레기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인가요?

장난감은 장난감 회사에서 가장 많이 버려져요. 유통 중에 박스가 약간 훼손되거나 진열되어 먼지가 쌓인 것들은 전부 다 폐기돼요. 장난감은 작지만 들여다보면 다양한 물질로 복합적으로 되어있어요. 분리를 하지 않으면 재활용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장난감류와 같은 소형 복합 플라스틱 폐기물이 우리나라에서만 1년에 약 240만 톤 정도가 그냥 버려진다고 해요. 그 양은 1톤 트럭을 세워서 제주도를 무려 28 바퀴 돌릴 수 있을 만큼이에요. 폐기된 플라스틱은 잘게 쪼개져서 미세 플라스틱 형태로 다시 생태계를 통해 순환되고 결국 인체에 쌓이는 거죠.

● 버려진 장난감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서

(왼쪽) 장난감 조각 하나를 보며 떠올린 아이들의 이야기 / (오른쪽) 장난감 조각으로 만든 애벌레 오토마타 작품 (출처=사단법인 트루)

Q. 세계 최초 장난감 재활용 공장을 만들게 된 계기는?

서울혁신파크 금자동이에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장난감이 재활용되는 곳은 아니었어요. 계속 실험하면서 재활용 또는 업사이클링 방법을 생산해내야 하거든요. 실제로 장난감이 재활용되는 구조나 생산라인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1년에 240만 톤 정도 버려지는 장난감들을 실제 분해해 보고 단 1,000톤이라도 이것을 가지고 생산활동을 하면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이 공간에 만들고 있어요.

금자동이가 더 나은 형태로 발전하고 인큐베이팅 되고 트루(TRU)라는 곳으로 태어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서울혁신파크가 했어요. 파크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트루의 방향성과 내용들이 만들어졌어요. 서울혁신파크는 평생 잊지 못할 고향 같은 곳이에요.

분해된 장난감 플라스틱 조각을 가지고 새로운 장난감과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장난감학교 '쓸모'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분해된 플라스틱 조각들은 장난감학교 쓸모의 재료가 돼요.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청소년부터 노인들까지 약 40만 명의 사람들이 쓸모를 거쳐갔어요.

Q. 장난감학교 쓸모를 통해 어떤 변화를 꿈꾸는지?

지금 시대는 레고의 시대에요. 우리 아이들은 일관된 교육 체계 속에서 매뉴얼대로 찍어내듯이 정확하게 무언가 만들어야 하고 옆 사람보다 잘 해야 하죠. '쓸모'에서는 랜덤으로 장난감 조각을 2개만 붙여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 수 있어요. 잘한다 못한다의 평가 기준이 없고 내 안에서 무엇을 끄집어냈는지가 중요해요.

무엇을 생각하고 만드는 게 아니라 조각을 붙이면서 동시에 생각이 나는 오토마티즘(Automatisme, 자동 서술기법) 기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해요. 자기 마음속 이야기를 표현하고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들이 위로를 받고 있어요. 쓸모의 자문 선생님들 절반이 심리 상담에 관련된 분들이에요.

묻고 대답하는 것이 혁신에서도 굉장히 중요해요. 트루가 고장 난 장난감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봤듯이 너 하고 싶은 일이 뭐니? 어디가 힘드니? 무얼 같이 하고 싶니? 물어보면서 관계가 맺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계를 통해 사회 문제를 같이 풀 수 있는 사람들이 되는 거죠. 저희도 그 과정을 통해 장난감 쓰레기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해요.

● 새로운 지평을 향한 전진 기지, 서울혁신파크

2층 공간은 장난감학교 쓸모 수업, 장난감 분해 자원봉사 활동 등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Q. 지역으로 오게 된 이유는?

쓰레기 문제나 환경 문제는 삶의 문제와 굉장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마을과 함께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공간이 환경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장난감 쌓아둘 공간도 부족한데 이런 공간을 만든 것은 사람들이 와서 교류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하는 일을 가지고 얼마만큼 외연을 넓히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그걸 들고 지역으로 나오고 또 세계로 뻗어나가고. 이러한 과정들이 굉장히 지난하고 힘들겠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대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나와 우리 이웃이 모두 행복하게 사는 삶을 꿈꾸고 있어요.

Q. 파크 밖으로 선을 넘어보니 어떤가요?

서울혁신파크는 머무르기 위한 곳이 아니라 지평을 넓히는 전진 기지라고 생각해요. 파크에서 배우고 활동하고 실험했던 것들을 통해 이제는 지역으로 지평을 넓히고 지역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 사단법인 트루 '박준성'

🌱사단법인 트루(TRU)

홈페이지 http://tru.or.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oyrecycleunion/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r.u.2020/

⛄️ 12월의 녹색 산타가 되어 주세요🎄

인터뷰ㅣ서울혁신센터 홍보문화팀 박미란

영상 촬영 편집 ㅣ그레잇마인즈(https://greatmind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