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교육이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일이 되는 이유_해볼까! 혁신창업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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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성적이 갑자기 떨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까? 학원을 보낼까? 과외를 시킬까?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보통 학원을 보내겠죠. 사실 게임이나 연애 하느라 성적이 떨어진 걸 수도 있는데 말이죠. 우리에게는 뻔한 답이 아니라 문제에 맞는 해결책을 찾으려는 자세가 필요해요. 창업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이 이런 걸 불편해하는구나. 그럼 이렇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잘 관찰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창업에 어울리는 것 같아요.”

창업의 허들이 꽤 낮아졌다. 취업 혹은 창업,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시대가 지나서인지 사이드프로젝트나 N잡의 하나로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도 많다. 소셜임팩트, 사회적경제, 로컬 사업 분야의 정부 지원 정책도 늘어났다. 용감하게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아진 만큼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창업가들도 많다. 누군가 예비창업가들에게 미리 알려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조금 줄었다. 서울혁신파크 혁신그룹인 언더독스 같은 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언더독스는 창업 전반을 아우르는 콘텐츠&커뮤니티 기업이다. 창업교육뿐 아니라 컨설팅, 공간운영, 지역 사업 등을 함께 한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어 본 언더독스의 코치진이 만난 창업가들만 1만여 명! 믿음이 가는 숫자다. 언더독스를 만나 소셜 분야에서 창업 교육을 한다는 것과 창업가들이 알아야 할 것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인터뷰 중인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

Q. 언더독스 소개를 부탁드려요.

언더독은 약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스포츠 경기 같은 걸 볼 때 지고 있는 팀이나 약한 팀을 응원하게 되는 심리가 생기잖아요. 그걸 언더독 효과라고 부르거든요. 저희는 예비창업자나 창업을 막 시작한 팀들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초기 단계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직 약한 팀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런 팀들은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고 싶은 포부가 크죠.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언더독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창업 교육과 육성을 하시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인가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정해진 기간 동안 창업을 하려 하거나 막 창업을 시작한 분들을 교육하는 일이에요. 다른 하나는 내부에서 하나의 회사를 키워나가는 컴퍼니 빌딩 시스템(Company building system), 즉 회사 안에서 또 다른 소셜 벤처를 창업하는 일이에요. 이 두 가지 일이 서로 시너지를 내죠. 내부에서 창업팀을 육성하다 보니까 외부에서 창업 코칭을 할 때도 내 일처럼 고민하면서 컨설팅을 하게 되거든요. 저희 교육에 만족해주시는 분들은 주로 이런 부분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코칭

Q.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텐데요. 언더독스가 특별히 교육, 그것도 창업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회를 위한 사회안전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리에서 사람이 떨어진 후에 구조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떨어지기 전에 그 사람을 지켜줄 장치는 필요한 거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누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고3 때 언어영역 시간이 끝나고 한 학생이 옥상에서 뛰어내렸어요. 그런 일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 안전망을 갖추는 일을 사회적기업, 소셜벤처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그런 곳들이 더 많아지고 튼튼해졌으면 좋겠다고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교육을 통해 그런 일들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언더독스가 내부에서 또 하나의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일을 하다 보니 사람을 뽑아서 교육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요. ‘10명 정도의 대학생 예비 창업가들을 선발해서 창업 교육을 해보고, 같이 창업까지 해보자라는 의미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그게 언더독스사관학교의 출발이었죠. 이후에 사회적으로 창업교육 니즈가 생기면서 교육 사업을 집중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Q. 창업 교육 분야도 경쟁이 치열하잖아요. 언더독스만의 차별성이 있다면요?

저희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낸다는 거죠. 사실 다른 창업 교육들도 기본 틀은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분들은 개인적인 경험이나 역량을 바탕으로 강의를 하신다면, 저희는 조직적으로 여러 데이터를 모아 R&D를 한다는 점이 다를 것 같아요. 창업을 시작할 때 보면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아이템은 왜 안 할까?’ 혹은 이런 방식은 왜 시도해보지 않을까?’ 의문이 들 때가 있을 텐데요. 그런 초기 창업자들이 가질만한 질문들을 교육에 계속 반영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저희 콘텐츠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요.

Q. 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하신 분들 중에서 지금 저희가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사업을 하고 계신 분도 있을까요?

IT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디자이너들이 회사를 다니면서도 사이드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진지한 컴퍼니라는 곳이 있고요. 물류과정에서 안에 있는 상품들이 부패되지 않도록 알람을 해주는 장치를 만든 윌로그라는 팀도 있어요. 초기에 만났던 팀 중에서는 생리대 유통과정을 줄여서 반값 생리대로 유명해진 ‘29이라는 팀도 기억이 나고요.

진지한 컴퍼니

언더독스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고 실력으로 만든 성과를 공유하는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가졌다.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근무환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문화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사업을 하면서 위기의 순간들은 없었을까?

Q. 언더독스도 7년간 사업을 하시면서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가 저희에게는 좀 위기였어요. 저희가 운이 좋아서 큰 사업을 몇 건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사업이 확대되다 보니 급하게 경력직들이 필요해졌어요. 한 번에 직원을 여러 명 채용했죠. 그러다 보니 기업 문화나 정체성이 애매해지더라고요. 물론 일은 워낙 잘해주셨기에 사업은 잘 성장했지만요. 소수의 인원들이 명문화된 문화나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경력자들과 섞이다 보니 각자 원하는 문화가 달라 어려웠어요. 성과금, 업무방식, 조직문화 모든 것들이요. 그러다 보니 깨닫게 되었죠. 내부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걸요.

언더독스는 전체 구성원의 44%가 창업경험을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창업가를 잘 이해하고 공동창업자처럼 고민하고 실행한다. 2015년 시작한 언더독스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창업가들을 만나왔다. 이런 경험을 가진 회사라면 창업에 대해, 창업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창업가들은 어떻고, 예비창업가들이 흔히 하는 오해는 무엇이 있을까?


해볼까! 혁신창업 2탄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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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박초롱(출판사 딴짓)

사진 제공 ㅣ 언더독스